일본 공항 세관에서 압수되는 물품 1위가 육류 제품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저도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설마 음식까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짐 하나 잘못 챙기면 입국부터 막히는 게 일본 여행입니다. 여러 나라를 다녀본 경험상 짐 싸기는 어느 나라를 가느냐에 따라 전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일본 여행 필수품, 이것만은 꼭 챙기십시오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빈 캐리어 공간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싶겠지만,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일본에서 쇼핑을 안 하고 돌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애니메이션 굿즈, 현지 과자, 스킨케어 제품 등을 담다 보면 오는 짐보다 가는 짐이 두 배가 됩니다. 저도 한 번은 현지에서 추가 캐리어를 사야 했는데, 그냥 집에서 빈 가방 하나 더 챙겨올걸 싶었습니다. 처음부터 여유 공간을 계산해서 떠나는 게 가장 현명합니다.
옷은 가능한 한 최소한으로 챙기십시오. 일본에는 유니클로, H&M 같은 SPA 브랜드(제조·유통 일괄 방식으로 저렴하게 옷을 공급하는 패션 브랜드)가 어디에나 있고, 관광지 기념품 매장에서도 저렴하게 옷을 살 수 있습니다. 그 나라에서 산 옷은 기념품으로서의 가치도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입니다. 단, 방문 시기와 지역에 따라 기온 차이가 크다는 점은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홋카이도와 오키나와는 같은 계절이라도 체감 온도가 전혀 다릅니다.
걷기 편한 신발은 타협하지 마십시오. 제 경험상 이건 정말 중요합니다. 한번은 멋 부리고 싶어서 불편한 신발을 신고 갔다가 발바닥에 물집이 생겨서 여행 내내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은 대중교통 중심의 도시 구조라 하루에 2만~3만 보를 걷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자동차 중심 문화권에서는 하루 3,000보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열 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일본 여행에서 꼭 챙겨야 할 핵심 아이템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여유 있는 캐리어 공간 (귀국 짐 기준으로 계산)
- 핸드 타월 (일본 공공화장실에는 드라이어나 종이 타월이 없는 곳이 많음)
- 걷기 편한 운동화
- 신용카드 + 현금 (일부 가게는 현금만 가능)
- 접이식 우산 (일본은 연중 강수량이 높고 비가 하루 종일 이어지는 경우가 잦음)
- 문신이 있는 분은 타투 패치 (온천 입장 조건)
절대 가져가면 안 되는 금지 품목과 세관 규정
일본 세관의 검역 기준은 상당히 엄격합니다. 검역(Quarantine)이란 해충이나 질병이 국경을 넘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위생 검사 절차를 의미합니다. 사과나 바나나 같은 흔한 과일도 일본 반입이 금지되어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미국 친구가 남은 햄버거를 그냥 가방에 넣었다가 공항에서 압수됐다는 사례도 있는 만큼, 음식류는 일절 가져가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의약품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본국에서 처방받은 약이라도 일본에서는 반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각성제 성분이 포함된 약물에 대해서는 처벌 수위가 매우 높습니다. 여행 전 일본 후생노동성 공식 사이트에서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또한 CITES(멸종위기야생동식물국제거래협약)에 따라 호랑이, 악어 등 멸종위기종의 가죽 제품은 소지 자체가 범죄가 됩니다. 여기서 CITES란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를 규제하는 협약으로, 일본은 이를 엄격히 준수합니다.
기내 반입과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 가열식 도시락은 일반 도시락처럼 보이지만 내부에 가열제가 포함되어 있어 기내 반입이 불가능합니다. 여름 축제 기념품으로 많이 사는 선화불꽃도 폭발물로 간주되어 보안 검색대에서 즉시 압수됩니다. 또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기내 반입이 허용되는 오일 라이터나 일반 성냥도, 일본 항공사에서는 완전히 금지 품목으로 분류됩니다(출처: 일본 국토교통성).
보조배터리, 챙겨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보조배터리를 필수품으로 꼽는 의견이 있지만, 저는 솔직히 좀 찜찜한 아이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뉴스에서 기내에서 보조배터리가 폭발해 비행기가 긴급 착륙하고 승객들을 급히 대피시킨 사례를 보고 나서부터 더욱 그런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이 사건 이후 항공사들의 리튬이온 배터리(Lithium-ion Battery) 반입 규정이 크게 강화됐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란 충방전이 가능한 이차전지의 일종으로, 스마트폰과 보조배터리에 널리 사용되지만 손상 시 발화 위험이 있습니다.
에어부산 기준으로 확인한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100Wh 이하: 최대 5개까지 기내 반입 가능
- 100Wh~160Wh: 최대 2개, 사전 승인 후 기내 반입 가능
- 위탁 수하물로는 어떤 경우에도 불가
여기서 Wh(와트시)란 배터리가 저장할 수 있는 전력의 총량을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보통 시중에서 파는 10,000mAh 보조배터리가 약 37Wh 수준이니 일반적인 제품은 반입 자체는 가능합니다. 2025년 7월부터는 추가 규정도 적용됩니다. 기내에서 보조배터리를 사용하거나 충전할 때는 반드시 눈에 보이는 위치, 즉 무릎 위나 좌석 주머니에 두어야 합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일본 여행 중에는 지도 앱, 번역 앱, SNS 업로드까지 스마트폰을 쉬지 않고 쓰게 됩니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그날 일정이 꼬일 수 있는 건 맞습니다. 다만 규정을 정확히 확인하고, 용량과 개수 제한을 지키는 선에서 챙기는 것이 현명합니다. 무작정 "다들 챙기니까"가 아니라, 내 배터리의 Wh 용량을 한 번은 확인하고 챙기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짐 싸기는 여행의 첫 관문입니다. 잘못 챙기면 공항에서 압수당하거나, 너무 많이 가져가면 여행 내내 짐이 발목을 잡습니다. 저는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가져갈까 말까' 망설여지는 물건은 일단 빼고 출발하는 쪽으로 기울게 됐습니다. 일본은 편의점, 드럭스토어, 다이소가 촘촘하게 있어서 현지에서 구하지 못하는 물건이 거의 없습니다. 출발 전 금지 품목만 확실히 숙지하고, 나머지는 가볍게 떠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입니다.